시편 70:1-5

오늘 본 시에 쓰여진 어구들은 새롭지 않습니다. 앞서 우리가 살펴보았던 다른 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표현들이 반복됩니다.
그럼에도  시편을 계속해서 묵상해보면기도자의 깊은 신앙과 연륜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자가 매우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서도  경건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5절이지요.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하나님이여 속히 내게 임하소서
또한 그는 경건한 삶으로 인하여 교만한 자들에게 당하고 있습니다. 3절, 아하, 아하 하는 자들이 자기 수치로 말미암아 뒤로 물러가게 하소서를 새번역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습니다. 깔깔대며 나를 조소하는 자들이 창피를 당하고 물러가게 해주십시오. 기도자가 교만하고 악한 자들에게 조소당하고 있음을, 그리하여 수치심을 느끼고 있음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2절에서도 기도자는 나의 영혼을 찾는 자들이 수치와 무안을 당하게 하시며 나의 상함을 기뻐하는 자들이 뒤로 물러가 수모를 당하게 하소서 라고 고백합니다. 앞서, 시편 62편, 68편, 69편에서의 기도자와 같이 오늘의 기도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하나님 앞에 토해내고 있습니다. 즉,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기도라 하여 정리정돈해서, 가다듬어서, 자기 입술로 고백하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마음, 상한 마음, 괴로운 심령을 위장 속에 있는 음식물을 통해내듯이 그대로 다 꺼내 놓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시편 62편 8절입니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시편 68편, 69편에서도 시인은 어제 살펴본 바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상한 마음과 괴로운 심령을 그대로 다 쏟아냄으로 말미암아 쏟아내기 전에는 그 상한 심령으로 인하여, 그 아픈 마음으로 인하여, 그 상함과 아픔과 고통이 너무 커서 하나님이 보이지 않았는데 다 쏟아내고, 다 꺼내놓고 나니 비로소 여전히 붙들고 계시는 구원의 하나님, 인자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러한 기도는 감사와 찬송으로  이어지게 하였습니다.

오늘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저와 여러분의 기도가 이와같이 진실된 기도가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진실된 고백, 쏟아놓는 고백은 두 존재 사이의 벽과 허물을 깨뜨리면서 더 가까워지게, 더욱 하나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기도자는 계속되는 기도중에 오늘 4절과 같이 공동체를 바라보게 됩니다. 4절,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들이 항상 말하기를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고난 중에, 환난과 핍박과 조롱 조소를 받는중에 기도자는 세상에 고난 받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고,  세상에 이렇게 비참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동일한 고난을 당하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들이 항상 말하기를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이 은혜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