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9:1-12

오늘 본문 고린도전서 9장 1절을 바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1    내가 자유인이 아니냐 사도가 아니냐 예수 우리 주를 보지 못하였느냐 주 안에서 행한 나의 일이 너희가 아니냐
2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사도가 아닐지라도 너희에게는 사도이니 나의 사도 됨을 주 안에서 인친 것이 너희라
3    나를 비판하는 자들에게 변명할 것이 이것이니

바울은 다시 9장에서 자신의 사도권에 대한 변호를 합니다. 2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사도가 아닐지라도’라는 표현에서, 어떤 사람들은 바울의 사역에 대한 권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바울의 사역을 망가뜨리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거짓사도들이라고 표현되기도 하고, 고린도후서 1장에서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추천장, 천거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바울의 사역의 권위 자체를 부정하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바울은 사역을 하며 교회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역을 하며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 혹여나 사역에 방해가 될까봐 바울은 스스로 일을 하면서 사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다른 사도들은, 그리고 초대교회의 다른 교회 지도자들은 사역을 하면서 교회의 지원을 받는데, 바울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 바울은 사도권이 없기 때문이 지원을 못받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도리어 바울을 역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바울은 자신이 사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을 권리가 없어서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늘 12절에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요.

누가 군복무를 하면서 자기 비용을 대는가?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입대한 사람은 나라가 의식주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다. 포도를 심은 사람은 포도를 먹을 권리가 있고, 양떼를 기르는 사람은 양의 젖을 먹을 권리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심지어 모세의 율법에도 곡식을 밟아 떠는 소에게 망을 씌우지 말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면서, 바울과 바나바도 마땅히 그 교회를 위한 사역을 하면서, 교회로부터의 지원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혹여나 복음 전파에 장애가 된다면, 마땅히 받아야 하는 정당한 권리까지도 포기하며 오직 하나님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위하여 자신을 헌신하였던 것입니다.

특별히 바울은 오늘 12절을 통하여 “그러나 우리가 이 권리를 쓰지 아니하고 범사에 참는 것은”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쓰지 않고, 범사에 참았다는 것에서, 바울이 얼마나 교회를 사랑하는 사랑의 사도였던가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를 위하여 범사에 참을 수 있는 이런 사랑의 사도가 되었다는 것은, 바울이 바로 사랑의 주님을 만났고, 주님을 통하여 사랑으로 빚어진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드러나는 바와같이, 복음의 역사, 생명의 역사는 바로 이미 주어진 권리를 사용하지 않고 포기하는 곳에서 일어납니다. 내가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 내가 마땅히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내려놓는 그 자리에서 복음의 역사, 생명의 역사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 주께서 이 땅에서 걸어가신 길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과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자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빌립보서 2:5-11 말씀)
빌립보서 2장과 같이, 우리 주께서도 마땅히 하나님과 본체셔서, 높임받으셔야 할 분이, 마땅한 권리를 포기하심으로 말미암아, 종의 형체를 입으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말미암아, 생명의 역사, 복음의 역사가 이 땅에 일어났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은 마땅히 자기가 받을 수 있는,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내려놓음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그리고 바울이 섬겼던 교회 가운데 복음의 역사, 생명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사야가 보았던 환상, 즉 사자와 어린양과 곰과 암소가 함께 뒹굴며 노는 그런 천국과 같은 세상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사자가 마땅히 어린 양을 잡아 먹을 수 있고, 곰이 마땅히 암소를 찢을 수 있으나, 사자가 어린 양을 잡아 먹지 않고, 양과 같이 풀을 뜯기로 결단할 때, 이들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 밖에, 하나님의 은혜 밖에 있다고 여겨졌던 이방인들과, 약속의 백성이라 여겨졌던 유대인들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까? 바로 하나님과 본체신 그리스도께서, 동등됨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종의 형체를 입으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써 하나 되었던 것입니다. 그의 피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피가,  유대인들로 하여금, 예수님과 같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적 권리를 내려놓고, 할례를 받지 않아도, 유대인 혈통이 아니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믿음의 족보를 따르는 이방인들을 형제 자매로 받아 주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이것을 물으시고, 요구하고 계신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위하여 어떤 권리를 포기할 수 있을까요? 마땅한 자기 권리를 내려 놓으신 주님의 길과 바울의 길을 걷는 우리는 오늘 어떤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오늘 기도시간을 통하여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 살아갈 때,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